석화(石化)된 폭풍, 떼헤다 가는 길
작성자: 회원 | 작성일: 2017-02-12 | 조회: 156
낯선 설렘 낯선 곳엔 설렘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행을 떠날 때, 관광객을 위한 필수 코스가 있게 마련이다. 결코 후회하지는 않게 된다.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객관적인 평가가 누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정해진 코스를 다니는 것에 익숙하게 된다. 그리고 좋았던 기억들을 가슴에 담고 되새김질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유명한 곳들을 방문하고 코스를 밟게 되면 뜻밖의 감동을 갖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우선 사람으로 붐비기 때문에 호젓한 여행의 느낌을 갖기 쉽지 않다. 어디를 가나 북적이고 시끄럽고 바쁘다. 기다리다 지친다. 패키지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여행이 주는 감동은 간직할 수 있다. 하지만, 여유 있는 여행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좀 멀어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필수 코스는 그곳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여행은 나만의 뭔가를 찾는 여정이다. 그 여정이 꼭 잘 알려진 유명지가 아니더라도 내게 진한 감동을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값진 것이 아니겠는가? 목적지 못지 않게 중간 여정도 중요하다 나는 여행을 할 때에 곧장 목적지로 가는 것을 싫어 한다. 대신에 가는 도중에 눈길을 끄는 곳이 나오고 마침 차를 잠깐 둘만한 곳이 있다면 가능한 잠깐이라도 정차를 하려고 한다. 위의 장면도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산에 펼쳐져 있는 마을을 폰에 담고 싶었다. 조금 더 가다가 무지개가 뜨는 마을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2017년 2월 10일) 오전에는 비가 많이 내렸었다. 오후부터는 전반적으로 흐리거나 맑은 날씨를 보였다. 목적지 역시 내가 도착하는 오후에는 내내 흐리거나 맑은 날씨로 예보가 되었었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비가 내리고 구름 속을 뚫고 지나야 했다. 이미 해발 천미터는 넘게 올랐기 때문에 구름이 산중턱에 걸쳐 있는 형국일 것이었다. 이 근처를 지나는데 소나무 숲이 보였다. 마침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차를 잠시 정차할 공간이 충분했다. 구글 위성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잠시 들렸던 곳이 노란 박스로 표시한 숲이었다. 한때 산불이 나서 소나무들이 모두 검개 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마치 검은소나무처럼 보였다. 그렇게 소나무들의 껍질이 불에 타면서 부식화되어 영양분을 제공하게 되어 이끼류가 기이하게도 소나무들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서 마치 원시림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 산불이 났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시에 이렇게 살아남은 소나무들은 밑둥에 잔가지가 없이 높다랗게 있었기에 대부분의 나무들이 살아 남은 것 같았다. (조사를 해 보니, 2016년 8월 5일이 동굴에 살던 27살의 한 독일인이 남자가 쓴 휴지를 태우다 불을 냈다고 한다. 불과 6개월 전에 대형 화제가 난 것이었다!) 자연의 복원력과 생명력이란! 그 모습이 얼마나 장하던지 깊은 감동이 몰려 왔다. 더구나 이런 곳에서 내 어릴적 너무나 친숙한 소나무숲을 만나다니! 파인애플이며 야자수나무들만 보다가 이렇게 높은 산에서 만나는 침엽수림은 뜻 밖의 선물 같은 것이었다. 숲을 나오니 구름이 가득하던 곳이 걷혀서 이제는 멀리까지 보인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다시 산길을 1단 기어와 2단 기어를 넣고 올라가다 보니 왼쪽으로 그림 같은 마을이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다니는 차도 거의 없어서 약간 넓어진 길에 정차를 하고 잠시 넋놓고 내려다 본다. 이제 목적지인 떼헤다를 15분 정도 남겨 두었다. 급경사를 내려가다가 오른쪽에 호기심이 가는 장면이 있어서 잠시 들려서 내려다 보았다. 보는 것마다 한 폭의 그림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떼헤다 Tejeda 드디어 목적지인 떼헤다에 접어 들었다. 그란 까나리아 섬의 거의 가운데에 있는 행정 소재지 마을이다. 숭고하기까지 하다. 숨소리조차 내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Tejeda(떼헤다)는 GC15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만나는 깊은 산속 마을이다. 물론 라스 팔마스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나…